치료가 끝나서 후유장해진단서를 부탁드렸더니, 주치의가 “우리는 그런 건 안 써준다”고 합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보험금 청구에 가장 많은 애로를 겪는 지점입니다. 그런데 후유장해진단서가 없으면 후유장해 보험금은 청구가 시작되지도 않습니다. 장해가 남았는데 서류가 없어서 못 받는 돈이 생기는 것입니다.
후유장해진단서, 꼭 주치의가 써야 하나요
아닙니다. 후유장해진단서는 치료받던 병원에서만 발급받을 수 있는 서류가 아닙니다. 장해 평가는 치료와는 다른 별개의 판단이라, 평가 경험이 있는 다른 병원에서 받을 수 있습니다. 주치의의 거절이 청구의 끝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거절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치료가 중심인 진료 환경에서 장해 평가는 자주 다루는 일이 아니고, 평가 결과를 두고 다툼이 생기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곳도 있습니다. 병원이 잘못됐다는 얘기가 아니라, 평가에 익숙한 곳을 찾는 것이 맞다는 얘기입니다.
시점도 정해져 있습니다. 골절·인대 손상은 상해를 입은 날로부터 180일, 수술을 받았다면 수술일로부터 180일이 지난 후에 평가할 수 있습니다 (표준약관 기준). 이 시점 전에는 병원이 평가를 미루는 것이 오히려 맞는 경우도 있습니다. 거절의 이유가 “아직 이르다”인지 “여기서는 안 한다”인지 부터 구분해야 합니다.
그리고 진단서를 받는 것과 제대로 받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장해율 평가 방식(맥브라이드·AMA·약관 기준)과 측정 항목에 따라 같은 상태라도 결과가 달라집니다. (사실 이 서류는 의사에게도 자주 다루는 서류가 아닙니다.)
여기서부터가 진짜 문제입니다
1. 거절을 끝으로 받아들이는 경우 “안 써준다”는 말을 듣고 청구를 포기하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애초에 본인이 장해 평가 대상인지조차 모르고 지나가는 분들은 더 많습니다. 관절이 예전만큼 안 굽혀지는 것도, 골절 부위가 굳은 것도 평가 대상일 수 있습니다.
2. 평가 항목이 빠지는 경우 진단서를 받긴 했는데 측정돼야 할 항목이 빠져 있거나, 장해율이 실제 상태보다 낮게 기재되는 경우입니다. 무엇이 측정돼야 하는지 모르고 가면 빠진 것도 모른 채 제출하게 됩니다.
3. 영구장해가 한시장해로 기재되는 경우 영구적으로 남은 장해인데 “3년 한시” 같은 기간 제한이 붙어 나오는 경우입니다. 한시장해는 보험금이 크게 줄거나 지급 대상에서 빠지기도 해서, 같은 진단서라도 이 한 줄로 결과가 갈립니다.
거절당한 자리에서 멈췄을 때와 검토 후의 차이는 이렇게 갈립니다.
| 확인 항목 | 거절에서 멈췄을 때 | 검토 후 |
|---|---|---|
| 진단서 | 발급 자체를 포기 | 평가 경험 있는 병원에서 발급 |
| 평가 시점 | 기약 없이 대기 | 상해·수술일 기준 180일로 특정 |
| 평가 항목 | 빠져도 모름 | 부위별 측정 항목 사전 준비 |
| 장해 기간 | 한시로 기재돼도 그대로 제출 | 영구·한시 근거 검토 |
그래서 저희는 이렇게 대응합니다
먼저 평가 시점부터 판단합니다. 상해일과 수술일을 기준으로 180일이 지났는지, 치료 경과상 지금 평가하는 것이 맞는지를 봅니다. 아직 이르다면 언제 무엇을 준비해서 갈지 일정으로 만들어 드립니다.
다음으로 근거자료를 갖춥니다. 의무기록, 영상자료, 부위별로 측정돼야 할 항목을 정리해, 처음 보는 의사도 치료 경과 전체를 보고 평가할 수 있게 준비합니다. 부위마다 재야 하는 것이 다릅니다 — 관절은 가동범위 각도, 척추는 압박률처럼 측정 항목이 정해져 있습니다. 서류 없이 가서 거절당하는 경우와, 갖춰서 가는 경우는 결과가 다릅니다.
발급된 진단서는 약관 기준과 대조해 검토합니다. 빠진 측정 항목은 없는지, 장해율 산정 방식이 이 사안에 맞는지, 한시 기재에 근거가 있는지를 봅니다. 정정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근거자료를 갖춰 발급 병원에 요청해 보고, 필요하면 제3의 병원 평가까지 검토합니다. 물론 검토해도 장해에 해당하지 않는 상태라면 그렇게 말씀드리고 수임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이런 경우가 반복됩니다
깁스를 풀고 몇 달이 지나도 관절이 안 굽혀지는데, “원래 그 정도는 남는다”는 말을 듣고 지나가는 유형이 가장 많습니다. 상담에서 의무기록을 열어 보면 평가 대상인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진단서를 받았는데 장해율이 생각보다 낮아 그대로 제출했다가, 나중에 측정 항목이 빠져 있었던 것을 알게 되는 유형도 반복됩니다. 지급이 끝난 뒤에는 다시 다투기가 훨씬 어렵습니다.
시간이 많이 지났다며 단념하고 오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소멸시효 3년이 지난 뒤에도 후유장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시효가 지났다고 미리 단념하실 일이 아니라, 지금 상태에서 남은 길이 있는지부터 확인할 문제입니다.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특정 사례가 아니라,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유형으로 설명드렸습니다. 경기 안산에서 상담하다 보면 “써주는 병원을 못 찾아서” 몇 달을 흘려보내고 오시는 분들이 특히 많습니다.)
이런 경우라면 한 번쯤 확인해보세요
- 주치의에게 후유장해진단서 발급을 거절당했다
- 관절 가동범위가 다치기 전 같지 않은데 평가를 받아본 적이 없다
- 상해일 또는 수술일로부터 180일이 지났다
- 진단서를 받긴 했는데 장해율이 실제 상태보다 낮게 느껴진다
- 진단서에 “한시” 기간이 붙어 나왔다
- 어떤 항목을 측정해야 하는지 모른 채 병원에 다녀왔다
이 중 하나라도 해당되신다면 보험사에 제출하기 전에 진단서부터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마치며
후유장해진단서에서 물어야 할 것은 “써주느냐”가 아닙니다. 언제, 어디서, 어떤 항목을 측정해서 받느냐입니다.
저희는 네 단계로 조력합니다. 진단서·의무기록·보험사 산정 내역을 약관 기준과 대조하고, 부족한 자료가 있으면 어디서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 안내합니다. 유리한 판례와 분쟁조정사례를 근거로 제시하고, 필요하면 제3병원 자문과 법률자문 검토까지 진행합니다.
다치신 분에게 필요한 일은 저희가 빠짐없이 챙깁니다. 저희 손이 닿지 않는 곳은 단 하나, 보험사가 끝내 지급을 거부하는 순간뿐입니다. 그 마지막 벽 앞까지, 받으셔야 할 것을 받으시도록 저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후유장해진단서를 어느 병원에서 받아야 하는지를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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